이형*님의 유학후기 2020/06/03 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Emory University 합격후기




1. 내신 6등급의 학생이었던 나
저는 조금 늦은 나이에 편입을 했는데요. 현재 편입한 시점은 에모리 대학교 3학년이고 나이는 26살입니다. 오늘은 저의 미국 유학의 여정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미국 유학을 결심하기 전의 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내신 평균 6~7등급 수준이었습니다. 정시 몰빵한 거냐고요? 아닙니다. 수능도 고3 현역 당시 평균 5등급이었으며 언어 3등급을 제외하곤 대부분 6~8등급이 많았습니다. 물론 한국의 대학교 진학은 가능했지만 괜찮은 학교는 못 갈 수준이었죠. 그렇게 부산에 소재한 동아대학교에 간신히 합격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대학생활은 제게 만족감을 주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수능 공부를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밀려와 재수를 결정했습니다. 총 1년 10개월 동안 재수 생활을 했으며 전 과목 2등급을(이과) 확보하여 최종적으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과기대)에 합격 할 수 있었습니다.

2. 유학을 결정하게 된 이유
과기대에서 1년을 마치고 한국 나이로 22살에 군 복무를 시작하여 23말 말쯤에 전역을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전역을 한 후 바로 복학하지 않고 부모님의 권유로 1년간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ESL 클래스를 들으며 남들처럼 그저 평범하게 어학연수를 하려던 게 목표였던 와중에 우연히 대학입시반이라는 클래스를 마주하게 됐는데 그곳 학생들이 생각보다 공부를 그렇게 잘 하는 애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큼 다들 대학교를 잘 가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학교로 진학을 했는데 주로 미국에 있는 Community College (이하 CC)에 먼저 입학하여 2년을 보낸 후 편입으로 UC 계열의 4년제 대학교를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이 과정이 굉장히 매력적이라 느꼈기에 부모님에게 말씀드리고 대학입시반에서 연수를 이어가게 됐습니다.

3. 명문대를 가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실력
하지만 대학입시반에 갔다고 해서 좋은 대학교를 간다는 보장은 없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거의 모든 학생들이 CC를 먼저 입학하고 후에 4년제로 편입했듯 이 루트는 실력이 부족한 유학생들에게 일종의 공식이었으며 CC입학은 헤쳐나가야 할 첫 번째 관문이었습니다. 당시 영어실력이라곤 마땅히 내세울 것도 없고 토플도 60점대였기에 저 역시 명문대를 지원하기는커녕 4년제 대학교에 감히 지원서를 낼 엄두가 안 냈죠. 그렇기 때문에 저 역시 CC를 먼저 입학 하는 것이 필수 코스라 여겨졌습니다. 그렇게 어학연수 1년의 시간이 지날 때쯤 저는 최종적으로 벙커힐이라는 CC 합격증을 받을 수 있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게 남은 일은 이 합격증을 가지고 비자 신청을 하는 것이었죠.

4. 계획의 변경
한국으로 돌아온 저는 비자 신청을 하나하나 스스로 하기 너무 귀찮다고 느꼈습니다. 때마침 인터넷 검색 후 비자 대행 업무를 해주실 분을 찾았는데 그때 알게 된 분이 샤브로드 ‘샨’ 선생님이었습니다. 샨 선생님께 비자 관련해서 상담을 받으며 현재 제가 합격한 CC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이때까지 저는 미국 유학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가 없었기 때문에 일단 CC를 가서 나온 성적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학교를 가자는 것이었죠. 하지만 제 이야기를 듣던 중 샨 선생님이 놀라며 말씀하시길 지금 CC 가서 갈 수 있는 좋은 대학교가 생각보다 많지도 않을뿐더러 그 학교들이 미국 내에서 그렇게 평판이 좋은 학교들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CC보다 처음부터 4년제 대학교를 들어가서 2년 학업 후 더 좋은 4년제 3학년으로 편입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적인 미국 유학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거였죠. 그렇게 저는 벙커힐CC에서 4년제 편입이 아닌 4년제 학교에서 4년제로 편입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이때 소개 받은 학교가 바로 버몬트대학교 였습니다.

4. 편입을 위한 첫 문턱
버몬트를 통해 편입을 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다른 곳에서 편입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거라는 샨 선생님의 현실적인 조언이 뒤 받침 됐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그 당시 저는 누구나 알아주는 명문 대학교로 바로 입학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에 버몬트가 아니더라도 편입을 위한 시간을 가질 학교를 반드시 거쳐야 했던 상황이었죠. 우여곡절 끝에 명문대 진학을 위한 발판은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추었으니 이제 남은 건 저의 몫이었습니다. 제 역할은 당연히 좋은 학점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편입은커녕 버몬트 대학교가 제 최종 졸업학교가 될 텐데 이 경우 유학의 의미가 사라지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영어실력이 썩 좋지 않던 저에게 좋은 학점을 따기 위해서는 남들과 똑같이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더 부지런히 더 열심히 뛰어야 했죠.

5. 성공의 키는 교수님 공략
당시 저는 또래 친구 한명과 함께 입학을 했고 저희 둘 다 학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희 둘의 스타일은 달랐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교수님을 어떻게든 공략하는 편이였고 그 친구는 수업만 듣고 혼자서 학습하며 시험으로 정면 승부 보는 스타일이였던거죠. 제가 어떻게 만점을 받았는지 그 노하우를 설명하기에 앞서 한가지 미국 교수님들이 학점을 주는 방식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미국은 글을 쓰는 과제들이 많고 그 평가는 매우 주관적입니다. 이 부분이 모호하게 들릴 수 있을 것 같아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교수님에게 잘 보이면 그 만큼 학점도 더 받아갈 수 있다 정도로 받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수님을 공략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교수님과 친해져야 했었죠. 하지만 아무런 컨셉없이 무턱대고 찾아가는 것은 독이 됩니다. 여기서 팁이라면 교수님들에게 도와주라고 간청하는 것이 아니라 내 현재 실력을 인지하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을지 방향성만이라도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부터 열까지 의존하는 모습이 아닌 학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또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을 자아내어 교수님으로부터 길만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길을 터줄 정도의 조언들을 아낌없이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교수님을 자주 찾아가게 됨으로써 얻게 되는 또 다른 장점으로는 그 사무실에 다른 분들도 나를 다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연스레 교수님들 사이에서 나에 대한 평판이 좋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쌓아온 평판으로 제가 받게 된 특혜 아닌 특혜를 예로 들자면 저는 에세이를 함축적으로 쓰고 싶은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누가 보면 글 쓰기 싫어서 대충 쓴다며 진짜 못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유대감이 형성된 교수님들은 제 애세이를 학생의 수준이 아닌 교수님의 두뇌로 해석을 하여 잘 쓴 글로 평가해줬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저는 버몬트 대학교에서 총 2년을 다니며 1학년 1~2학기때 GPA 4.0만점에 만점을 받고 2학년 1학기때 3.97을 획득했습니다.

6. 마침내 편입 성공
사실 버몬트 대학교도 좋은 학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버몬트 대학교를 미국 시민권 학생들은 저처럼 굳이 편입을 하기 위해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들은 별로 없습니다. 이 부분이 사실 힘든 점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저처럼 편입을 위해 학점을 잘 받으려는 학생들이 없다 보니 주변 환경이 동기부여가 되질 않아서 외롭고 목표의식이 흐릿해지기도 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잘 버티고 버텨 좋은 학점을 받았기에 더 좋은 대학교로 편입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들의 추천서를 받을 때도 나는 아직 내 한계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더 도전을 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버몬트보단 더 명성이 좋은 학교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교수님들도 모두 응원하며 추천서를 써주셨습니다. 제가 편입 합격한 학교들이 여러 곳 있지만 최종적으로 제가 선택한 곳은 신흥 아이비리그로 간주되는 에모리 대학교 입니다.

7. 마지막으로 유학을 준비중인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한국에서 답이 없다고 판단하여 미국을 무턱대고 가려는 것은 절대 반대합니다. 반드시 목적의식을 갖기를 바라며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길 바랍니다. 특히나 미국은 학생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반대로 아무리 낮아도 합격 여부를 끝까지 모르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에세이를 공들일 필요가 있는데 나라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어필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