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는 외국어 습득을 목적으로 해당 국가에 직접 가서 살아보는 것을 말합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벗어나 24시간 영어 환경에 노출되는 곳에 가서 영어를 배우고 바로 사용하는데에 있습니다.
한국 학생들에게는 취약 부분인 스피킹, 리스닝을 보완하기 위해서 더없이 좋은 프로그램으로 보이죠. 하지만 환경이 바뀌었다고 실력도 향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나 해외로 가면 노란 머리 푸른 눈동자의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로 인해 영어 실력이 나날이 성장할 것을 상상하지만 실제 현지에 가서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그 문화 속에 들어간다는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지속되기가 힘듭니다. 우리는 거기서 나고 자라지도 않았고 소속된 현지인 집단도 없으며 영어 실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러한 조건 속에 특출나게 잘난게 없는 상황이라면 더 이상의 찬스는 없는거죠.
어학원은 선생님들을 제외하곤 나와 같은 비영어권 학생들이 모인 곳입니다. 모두 서툰 영어를 구사하고 있죠. 문제는 서로 틀린 영어를 쓰더라도 각자 잘 이해하고 알아듣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이렇게 영어를 해도 다 알아듣는구나? 공부는 나중에 몰아서 하고 우선은 이렇게 계속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그 패턴에 익숙해져 버리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매 시간 내 대화를 지켜보며 피드백을 줄 수는 없습니다. '영어를 틀려도 되니까 자신 있게 해라' 이 말을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 피드백을 받지 않고 일정한 패턴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고치지기ㅏ 굉장히 힘들 수 있다는 것이죠.
어학연수를 가게 되면 처음엔 모든 것이 설레고 신나고 재밌습니다. 학원 끝나고 액티비티를 가고 4~6주마다 반이 변경되며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 2~3달은 이런 환경 속에 점차 적응을 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업 외적으로 액티비티나 친구들과의 활동에는 비용이 소요되기에 이를 1년간 지속하기도 부담스럽죠.
3개월 차가 됐을 때는 이제 이런 활동들이 지루하고 생산적이지 않다고 느끼게되며 혼자 공부를 하게 됩니다. 공부를 따로 하기라도 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학원이 끝나고는 딱히 영어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슬럼프도 오게 됩니다.
특히 장기연수생들 같은 경우는 매번 반복되는 일상 속에 영어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본인 스스로 노력해서 만들지 않는 한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3가지 이유가 현지에 가서 생각한 것보다 영어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 이유라고 봅니다. 개인적인 성향의 차이도 있구요, 실제 어학연수생들이 현지 환경 적응 과정에서 겪게 되는 생각지도 않았던 고충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